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공급 차질 속에서 계약상 보호장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을 지탱하는 불가항력 조항을 재작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Sheryl UBANA에게 밝혔습니다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은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적대 행위가 격화되면서 연료 가격은 급등했고, 운송은 지연됐으며, 위험 프리미엄도 상승했다. 최근 휴전 이후 유가는 약 15% 가까이 급락했지만, 무역과 공급의 안정성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분쟁과 해협 봉쇄가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4년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및 콘덴세이트의 84%, 액화천연가스의 83%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이 아시아로 운송되는 원유의 주요 목적지였다.
호주 국제문제연구소는 일본이 특히 더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원유의 약 95%를 중동에서 수입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위기는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식량 안보에 중요한 비료를 포함한 전반적인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제품, 전자제품, 소비재 역시 걸프 지역 항만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해협이 완전히 재개되더라도 공급 차질과 물류 병목 현상은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회복 속도는 공급 차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평화 합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애틀랜틱 카운슬 글로벌 에너지 센터는 분석했다. 장기적인 봉쇄와 불안정한 휴전, 그리고 대체 공급망의 개선이 맞물릴 경우, 기업들이 해당 항로로 신속히 복귀하는 데에도 신중해질 수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매자와 공급업체는 중요한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 ‘어느 시점에서 공급 차질이 계약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그 답이 위기의 규모보다는 계약 문구, 특히 불가항력 조항이 어떻게 정의되고 적용되는지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 위기를 기다리기보다, 기존 계약의 기반이 되는 문구를 재검토하고 위험 배분을 강화하며 불가항력 조항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법률팀과 즉시 협의해야 할 필요성을 지적한다.
핵심 쟁점
Squire Patton Boggs의 APAC LNG 및 에너지 분쟁 부문 총괄이자 파트너 변호사인 Max ROCKALL은 “우선 주목해야 할 점은 불가항력은 ‘계약의 산물’이지, 독립적인 법적 원칙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싱가포르 Allen & Gledhill의 국제통상 및 해사 부문 공동 총괄 파트너 Kenny YAP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사자들이 불가항력 주장을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할지는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는 불가항력 조항의 구체적인 문구, 준거법, 해당 불가항력 사태를 초래한 사실관계, 그리고 그 사태가 당사자들의 계약상 의무에 미치는 영향 등이 포함된다.
“결국 이러한 주장이 인정될지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와 상황에 달려 있다.”
시드니 Kennedys Law의 해상보험 파트너 Peter CRANEY는 불가항력 조항이 “일반적으로 불가항력 사태로 영향을 받은 당사자가 합리적으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해당 사태를 상대방에게 통지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최근 몇 주간 ROCKALL은 두 가지 유형의 불가항력 선언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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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자인 QatarEnergy로부터 나온 것으로, Ras Laffan 시설에 피해를 입힌 미사일 공격에 기인한 경우; 그리고
- 중동 LNG 터미널에서 인수 용량을 보유한 포트폴리오 LNG 판매자들로부터 제기된 경우.
ROCKALL은 “이들이 유효한 불가항력 주장인지 여부는, 면책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계약상 불가항력 조항을 정확히 준수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싱가포르 Dentons Rodyk & Davidson의 시니어 파트너 변호사 Kirindeep SINGH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또 다른 접근 방식은 이러한 상황을 ‘정부 조치’로 분류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 정부의 조치, 예를 들어 이란의 해상 통제 조치로 볼 수도 있다.”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을 때
에너지 및 해운 계약 전반에서 불가항력 선언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 전문가들은 그 인정 가능성이 결코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싱가포르 Hill Dickinson의 해상 및 에너지 분쟁 파트너 변호사이자 싱가포르 사무소 대표인 Andrew LEE는 “매우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가항력 주장은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선박이 걸프 지역을 안전하게 출입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불가항력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싱가포르 Dentons Rodyk의 Kirindeep SINGH은 “APAC 지역 각국 법원은 불가항력 조항에 대해 다소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지만, 조항의 문언에 대한 엄격한 해석이 여전히 지배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한다.
“불가항력 조항은 좁게 해석되며, 법원이나 중재판정부는 해당 사건이 조항의 문언에 부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행 불가능성,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이 여전히 핵심 기준이다. 단순한 곤란이나 비용 증가, 그 증가가 극히 과도한 수준이 아닌 한, 일반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Peter CRANEY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계약 이행이 단지 더 어렵거나 비용이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예를 들어 운송업자가 더 길고 대체적인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처럼— 불가항력을 이유로 당사자가 면책되는 경우는 드물다.
“불가항력 조항에 의존하는 당사자는 해당 조항의 효과를 법원이나 기타 재판기관에 입증할 책임을 진다.”
SINGH은 또한 “불가항력 조항이나 통지 조항에서 정한 기간 내에 필요한 통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도 쟁점이 된다”고 말한다. “일부 법원은 통지 요건 준수 여부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하며, 특히 해당 통지가 선행 조건으로 규정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싱가포르 Squire Patton Boggs의 국제 분쟁 해결팀 소속 Anna DIAZ-SANCHEZ은 불가항력과 관련해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다음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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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행위·사건 또는 상황과 계약 이행에 미친 영향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 계약 이행과 관련하여 ‘방해‘, ‘저해’, ‘지연’ 등의 문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 계약상 통지 요건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 손해 경감 의무를 적절히 이행하지 않은 경우.
사내변호사의 관점에서, 도쿄 조직내변호사회 회장 Satoshi SHINKUM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제는 기업이 공급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항력 조항을 원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부분의 불가항력 조항이 전쟁을 명시적으로 포함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사내변호사는 대응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어 일본 민법상 불가항력에 따른 책임 면제는 인정되지만, 그 적용 범위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내변호사는 고객과의 협상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쟁의 물결
불가항력 적용 여부라는 즉각적인 문제를 넘어, 전문가들은 이미 교역 흐름 차질로 인해 연쇄적으로 발생할 대규모 분쟁을 경고하고 있다.
Hill Dickinson의 LEE는 “이행되지 않은 실물 거래뿐 아니라, 실물 거래를 헤지하기 위해 체결된 파생 거래에서도 막대한 거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거래는 일반적으로 여러 당사자가 연결된 구조를 이루며, 계약 문구나 일정 측면에서 완전히 백투백으로 맞물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동일한 거래에 대해서도 일부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보다 더 강한 불가항력 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매우 크다.”
Dentons Rodyk의 SINGH은 분쟁의 한 축을 ‘인과관계 대 경제성’ 문제로 설명한다. “이행이 실제로 불가능했는가, 아니면 단지 비용이 더 증가했을 뿐인가?” 또 다른 쟁점은 합리적인 대체수단의 존재 여부다. “예를 들어 해운, 물품 인도 및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자주 제기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화물을 다른 경로로 우회 운송할 수 있었는가? 공급을 다른 곳에서 조달할 수 있었는가?”
Squire Patton Boggs의 ROCKALL은 불가항력 선언과 관련해 발생하는 분쟁 유형으로 다음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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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상 기회주의. 일부 판매자가 실제로는 불가항력 적용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약 이행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가항력 조항을 활용하려는 경우;
- 불가항력 통지. 공급자로부터 불가항력 통지를 받은 당사자가 이를 하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지 여부;
- 손해 경감 의무의 범위. 불가항력을 주장하는 판매자가 대체 공급을 확보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 물량 보충 조항. LNG 공급 차질로 인해, 구매자가 과거에 인도받지 못한 물량을 향후 일정 시점에 인도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와 관련한 분쟁, 즉 권리 인정 여부와 이연된 화물의 시기 및 스케줄을 둘러싼 이견.
사정변경 원칙으로 기울어가는 흐름
불가항력이 여전히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안적 메커니즘으로서 사정변경 원칙을 주요 법리로 지목한다. 홍콩 Haiwen & Partners의 국제중재·해상·원자재 분야 파트너 변호사 Edward LIU는 “불가항력 조항이 없는 경우, 당사자들은 영미법상 사정변경 원칙을 고려할 수 있으나, 법원은 이를 제한적으로 적용한다”고 말한다.
Kennedys의 CRANEY는 “전쟁으로 인해 이행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경우, 특정 불가항력 사유를 넘어 ‘항해 목적 달성 불능’가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계약이 사정변경 상태에 이르렀음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정변경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통제 밖에서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사후적 사건으로 인해 계약 이행이 불가능 해졌거나, 계약상 의무가 당사자들이 의도했던 것과 비교해 근본적으로 달라져 그 의무를 계속 부담시키는 것이 불공정 해져야 한다.”
SINGH 또한 불가항력 조항이 없는 경우 적용될 수 있는 또 다른 법리로 사정변경을 언급했다. 그는 “이 경우 계약상 의무가 일정 기간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전체가 소멸하게 되므로, 반드시 이상적인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생명선 확보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에서 얻은 교훈은 현재 계약 작성의 우선순위를 재편하고 있다.
홍콩 GPS Legal의 공인중재인협회 회원이자 특별 Counsel인 Anna KIM은 “사내변호사에 대한 우리의 조언은 조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라며 “적시에 불가항력 통지를 발송하고, 차질에 대한 증거를 보존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운영 및 보험팀과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Mori Hamada & Matsumoto의 크로스보더 에너지 및 인프라 파트너 Kristian BRADSHAW는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공급망 리스크를 평가하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지, 6개월 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BRADSHAW는 또한 당사자들이 공급 계약을 검토하여 “공급자가 불가항력이나 기타 조항을 근거로 인도 의무에서 면책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iwen의 LIU는 “보험사와의 협의를 포함해 잘 문서화된 의사결정과 준거법을 고려한 대응 전략이 현재의 불확실성과 향후 분쟁 모두를 효과적으로 헤쳐 나가는 데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Hill Dickinson의 LEE는 고객들에게 “향후 체결하는 계약이 장기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가능한 경우 백투백 구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
앞으로를 내다보며, SINGH은 가장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불가항력 정의를 확대하고, 전쟁이나 지역 분쟁, 주요 해상 병목 구간의 폐쇄…심지어 사이버 교란까지도 불가항력 사유로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Allen & Gledhill의 YAP은 호르무즈 해협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그 여파를 예상하는 기업들에게 신속한 법률 자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법률 자문이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은 각 사안의 사실관계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특히 향후 계약 체결 시에는 장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유사한 지정학적 충격에 대비해 계약을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고자 한다면, 기업들은 가능한 한 신속히 법률 자문을 구해야 한다.”
ROCKALL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일부 경우 불가항력 조항은 현재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사자들이 이를 인지하는 시점에는 이미 너무 늦었을 수 있다.”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최근 중동의 불안정까지 이어진 일련의 충격 이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계약의 기반이 되는 문구를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ROCKALL은 “이제 이러한 조항에 대한 새로운 집중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