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중재 관여 판결

저자: Su Tiang Joo, Cheah Teh &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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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연방법원의 최근 판결은 중재 제도의 근간인 ‘비 관여 원칙’을 저해한 것인가?

근 말레이시아 연방법원은 ‘자야 수디르 자야람 대 노티칼 수프림 외 (Jaya Sudhir Jayaram v Nautical Supreme & Ors) 사건’에 대한 상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연방법원은 중재 합의의 제3자가 중재 합의 당사자 간 진행되고 있는 중재 절차의 중지 명령을 신청한 경우, 키트 제럴드 프란시스 노엘 존 대 마히디 누어 외 (Keet Gerald Francis Noel John v Mahdi Noor & Ors) 사건’을 기준 판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재의 제3자가 뒤늦게 신청한 중재 중지 명령이 이행되었고, 진행 중이었던 중재 절차가 중지되었습니다. 연방법원의 판결은 말레이시아 중재 분야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습니다. ‘협조는 최대화하되 관여는 최소화한다’는 법원의 비관여 원칙은 1953년 중재법 개정 조항과 이후 UNCITRAL 모델중재법의 채택을 위해 2005년 제정된 개정 중재법의 근간이 되는 원칙이며, 과거 연방법원이 ‘프레스 메탈 사라와크 대 에티카 타카풀 (Press Metal Sarawak v Etiqa Takaful) 사건’에서 지지한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사건 개요

상소 재판은 자야 수디르 자야람(이하 “수디르”)이 노티칼 수프림(이하 “NSSB”)과 아지무스 마린(이하 “AMSB”), 노틸러스 터그 앤 토위지(이하 “NTT”)를 상대로 신청한 소송이었습니다. 본 사건에서 핵심적인 사실은 NTT와 NSSB, AMSB간에 중재 합의를 포함한 주주 간 합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federal court
Su Tiang Joo
말레이시아 고등법원 사무변호사 변호인 (Cheah Teh & Su의 수석 파트너 변호사)
전화: +603 6203 6918
이메일: Su@ctslawyers.com.my

주주인 NSSB와 AMSB는 투자 목적 법인인 NTT의 지분을 2:8로 각각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두 주주 간 합의한 계약서에는 타방 당사자에 대한 서면 동의 없이 일방 당사자가 독단적으로 제3자에게 지분을 양도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AMSB는 NSSB의 동의 없이 본인이 소유한 NTT 지분의 10%를 주주 합의의 제3자이자 중재 합의에도 제3자인 수디르에게 양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NSSB는 주주 합의의 위반을 근거로, AMSB가 보유한 NTT 지분을 전부 매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NSSB는 개정 중재법에 준거해 AMSB와 NTT를 상대로 중재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수디르는 중재 절차 개시에 대한 고지를 받았고, 처음에는 중재에 관여하지 않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약 10개월 이후 중재 심리가 시작된 둘째 날, 수디르는 고등법원으로부터 중재 중지 명령을 얻어냈습니다. 이후 상소법원이 중지 명령을 취하했으나, 연방법원이 다시 이를 복권한 것입니다.

연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수디르의 주장과 수디르가 계약을 위반했다는 NSSB의 주장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었으나, 중재 절차를 밟고 있던 NSSB와 AMSB 간의 주장과 반론 과정은 모두 중지되었습니다.

즉, 수디르가 신청한 소송에서는 관련 사안이 모두 고려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디르의 주장에 따른 소송은 NSSB가 개시하고 수디르가 사전 고지를 받았던 중재보다 앞서 진행되었고, 결론적으로 불완전한 중재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키트 제럴드 기준 판례의 최종 구제 제공 논란

중재 금지 명령은 결과적으로 제3자의 주장에 의한 소송이 중재보다 앞서 진행되어 법원 절차상 제3자에게 최종 구제를 제공하게 됩니다. 연방법원은 본 사건의 판결을 내리기 위해 키트 제럴드 사건을 기준 판례로 적용했습니다. 키트 제럴드 사건은 중도 중지 신청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준 판례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최종 구제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방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판례에서 벗어났습니다. 연방법원은 중재 합의 당사자 간의 중재를 중지하기 위해 키트 제럴드 기준 판례를 적용했으나, 수디르에게 결과적으로 최종 구제를 제공하여 중재가 중지된 상태에서 수디르의 주장에 의한 소송은 진행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지연의 치명성 논란

연방법원은 수디르가 중재 중지 명령을 신청하기까지의 지연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상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상소법원은 수디르가 중재 절차의 개시에 대해 고지를 받았고, 이후 약 10개월이 지난 이후이자 중재 심리의 시작 2개월 전인 시점에서야 중재 중지 신청을 한 것이 치명적이라고 판결을 내렸었습니다. 상소법원의 판결은 중지 신청에 있어 일반적으로 지연을 치명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말레이시아 법원의 기존 판례와 일맥상통하며, 특히 중재 중지 신청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서도 지연을 치명적인 요소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NSSB가 중재의 신속한 합의를 위해 그 어떤 지연도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디르는 지연의 이유가 협상을 통한 합의를 하고자 했기 때문이며, “앞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이냐에 관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연방법원은 이러한 수디르의 지연 해명을 받아들였으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중지 명령 신청자가 결정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나 타방 당사자가 지연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음에도 협상하겠다는 의도에 의존하는 경우의 지연을 허용하는 것으로, 추후 매우 곤란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입법 원칙과 의도

연방법원은 수디르의 판결에 있어 개정 중재법의 입법 의도를 전체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개정 중재법의 제8조와 제10조를 개별적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1948년과 1967년 해석법의 제17조 A항은 법의 조항을 해석할 때, 해당 법의 토대가 되는 목적과 목표를 반영한 해석이 그렇지 않은 해석보다 항상 우선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방법원은 과거 프레스 메탈 사건의 판결 시 이러한 해석 접근법을 채택하여, 개정 중재법의 핵심인 비관여 원칙을 장려하고 지지한 바 있습니다. 연방법원의 수디르 사건에서 만장일치로 판결을 내린 두 명의 법관 중 한 명이 과거 비관여 원칙을 지지하는 중대한 판례를 세웠던 프레스 메탈 사건의 판결에도 참여한 법관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은 의아함을 자아냅니다.

또한 수디르 사건 판결 후 불과 3.5개월 이후, 연방법원은 ‘1974년 도로, 하수 및 건물법’의 제70조 A항을 해석함에 있어, 언어가 명확하고 분명할지라도 법원은 항상 표면 그 이상을 살펴 “입법 의도와 해당 법령의 특성”을 결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판결을 내린 법관 중 한 명이 수디르 사건을 판결한 두 명의 법관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의아함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유감스럽게도, 수디르 사건에 대한 연방법원의 판결은 현행법인 개정 중재법의 근간이 되는 입법적 원칙과 과거 연방법원이 프레스 메탈 사건에서 지지했던 비관여 원칙에서도 벗어난 결정입니다.

개정 중재법 이전의 사례

연방법원은 수디르 사건의 판결 시, ‘비나 자티 대 숨 프로젝트 (Bina Jati v Sum-Projects (Brothers) 사건’과 ‘체이스 페르다나 대 페클링 트아이앵글 외 (Chase Perdana v Pekeliling Triangle & Anor) 사건’을 판례로 참조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해당 사례는 모두 2005년 개정된 중재법 이전의 판결이기 때문에 올바른 판례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UNCITRAL 모델중재법을 전제로 한 중재법 시스템을 구축한 다른 국가들의 판례법 또한, 중재 중지 명령의 허가에 있어 더 이상 법정 절차 간의 비일관성과 복수성이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대부분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르비스 기준 판례의 비채택

연방법원은 키트 제럴드 기준 판례를 채택하며 ‘J 자르비스와 손스 대 블루 서클 다트포드 에스테이트 (J Jarvis & Sons v Blue Circle Dartford Estates) 사건’의 판례를 무시했습니다.

자르비스 기준 판례는 “중지 명령이 중재 신청인에게 부당함을 야기하지 않으며, 중재를 지속하는 것이 강압적이고, 악의적이며, 비양심적이고, 절차를 악용하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중재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또한 법원의 중재 중지 명령에 대한 재량권은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중재법의 목표와 원칙, 계류 중인 중재를 특히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방법원은 자르비스 판례에서는 중재 중지 명령 신청자가 중재 합의의 당사자였으나, 수디르의 사건에서는 신청자가 중재 합의에 제3자이기 때문에 상소법원이 자르비스 판례를 참고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순된 주장입니다. 연방법원은 비나 자티 사건을 판례로 삼았는데, 비나 자티 사건은 자르비스 판례와 마찬가지로 중재 중지 명령 신청자가 중재 합의의 당사자였습니다. 비나 자티 사건을 판례로 삼은 이상, 신청자가 중재 합의의 당사자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일관적으로 적용했어야 할 것입니다.

연방법원은 상소재판소가 수디르의 재판에서 중지 명령 신청자가 중재 합의의 제3자였음에도 자르비스 판례를 상위 기준 판례로 적용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판결에 동의했어야 합니다.

결론

수디르 사건에 대한 연방법원의 판결은 UNCITRAL 모델중재법을 토대로 하는 개정 중재법의 입법 의도를 이행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며, 최대로 협조하되 최소로 관여한다는 법원의 비관여 원칙을 저해하는 판결로,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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