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제도 개혁으로 진입 문턱을 낮추며 글로벌 발행사에 대한 홍콩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홍콩거래소(HKEX)의 완전자회사인 홍콩증권거래소(SEHK)가 2026년 7월 24일 발표한 상장제도 경쟁력 검토에 관한 의견수렴 결과는 글로벌 상장 유치를 둘러싼 홍콩의 경쟁에서 중요한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이번 개혁은 단순히 홍콩 상장규칙을 기술적으로 개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정 내용을 종합해 보면, 홍콩 규제 체계의 핵심인 투자자 보호 기준을 유지하면서 혁신기업과 해외 발행사, 창업자 주도 기업에 보다 유연하고 발행사 친화적인 시장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개혁이 이 시점에 이뤄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홍콩의 기업공개(IPO) 시장은 2025년과 2026년에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혁신기업과 글로벌 발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여전히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및 중국 본토 주요 거래소와 경쟁하고 있다. 특히 발행사들이 다양한 자금조달 시장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개혁은 홍콩의 상장제도가 시장 변화에 맞춰 발전하고 주상장과 2차 상장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다.

이번 개혁은 세계 주요 상장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의견수렴 문서는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의 규제 동향을 언급했으며, 이들 시장은 모두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고 성장기업을 유치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한 HKEX의 대응은 규제 완화보다는 지속적인 제도 개선에 가깝다. 시장의 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진입 기회를 확대하고, 절차상 부담을 줄이는 한편, 국제 관행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비공개 상장신청, 모든 신규 신청인으로 확대

Rodney Teoh
Rodney TEOH
시니어 파트너 변호사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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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비공개 상장신청을 모든 신규 신청인에게 확대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요건을 충족하는 2차 상장 신청인과 제18A장에 따른 바이오테크 기업, 제18C장에 따른 전문기술기업만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으며, 그 밖의 신청인은 별도의 면제나 예외 승인을 받아야 했다. 개정된 제도에서는 모든 신규 신청인이 상장신청서를 제출할 때 신청서 초안(AP)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개 시점은 상장위원회 심사 후 정보자료(PHIP) 단계까지 미뤄진다.

이번 개혁의 의미는 역사적 맥락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AP 공개는 2013년 홍콩의 IPO 스폰서 규제제도 개편에서 핵심적인 조치였다. 당시 개편은 사실상 완성된 수준의 투자설명서 초안을 제출하고 원칙적으로 신청 단계에서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스폰서의 책임을 강화하고 공시의 질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 모든 신규 신청인에게 비공개 신청을 허용하면서 홍콩은 사실상 2013년 도입한 가장 대표적인 투명성 강화 조치 중 하나를 완화한 셈이다. 다만 PHIP 단계에서의 공개 의무는 유지된다.

이는 홍콩 IPO 절차의 상당한 현대화를 의미한다. 상업적으로 민감한 정보와 기업 고유의 사업 데이터, 거래의 기밀성에 대한 우려가 제18A장 바이오테크 기업이나 제18C장 전문기술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비공개 신청을 통해 시장에 정보가 지나치게 일찍 노출되는 것을 줄이고, 일정이 지연되거나 시장 상황이 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평판상의 불확실성과 사업 차질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IPO 신청인에게 비공개 제출 제도를 오랫동안 허용해 온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제 자본시장과 홍콩의 제도를 한층 가깝게 만든다.

HKEX는 이러한 유연성 확대와 함께 상장신청서 반려 제도도 강화했다. 상장신청서가 실질적으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되는 경우, 거래소는 신청인과 스폰서의 정보, 관련 전문기관의 명칭과 역할 및 반려 사유를 공개한다. 이는 아직 규제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 신청서까지 초기 단계에서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데 따르는 불필요한 비용을 피하면서도 책임성과 신청서의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WVR 적용 대상 확대 및 기준 완화

차등의결권(WVR) 제도 개혁도 이번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이다. HKEX는 WVR 신청인의 재무 적격성 기준을 낮췄다. 테스트 A의 예상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400억 홍콩달러에서 최소 200억 홍콩달러(약 25억 5,000만 달러)로 낮아졌다. 테스트 B는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100억 홍콩달러에서 최소 60억 홍콩달러로, 매출 기준을 10억 홍콩달러에서 최소 6억 홍콩달러로 각각 낮췄다. 이러한 조정으로 홍콩의 기준은 중국 본토의 요건에 한층 가까워졌지만, WVR 진입 기준은 여전히 일반적인 메인보드 상장 기준보다 높게 유지된다.

HKEX는 “혁신기업” 요건도 구체화했다. 기술 주도형 혁신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경로 A에 더해, 관련 기술이 새롭거나 사업의 핵심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을 인정하는 경로 B가 신설됐다. 경로 B 신청인은 일반적으로 실적 기록기간 동안 매출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최소 30%에 이르는 등 높은 성장세와 업계에서 두드러진 지위를 입증해야 한다.

이는 의미 있는 변화다. HKEX가 혁신이 더 이상 독자적인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오늘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플랫폼 경제와 생태계 설계, 데이터 기반 운영 또는 기타 운영모델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도 한다. 개정된 제도는 자문사와 신청인이 WVR 신청 과정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을 설명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경로를 제공한다.

초대형 신청인의 경우 상장 시 시가총액이 최소 400억 홍콩달러에 이르면 HKEX는 최대 20대 1의 WVR 비율도 허용한다. 또한 WVR 수혜자의 최소 경제적 지분을 더 낮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도 명확히 했다. 다만 전체 발행주식 자본의 최소 5%이면서 가치 기준으로 최소 40억 홍콩달러라는 하한이 적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차례의 비공개 자금조달 과정에서 창업자의 지분이 희석된 창업자 주도 기업을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

HKEX, 해외 상장 경로 완화

이번 개혁은 해외 상장 발행사, 특히 이미 미국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을 유치하려는 홍콩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2차 상장의 경우 HKEX는 해외 WVR 발행사의 기준을 낮춰 개정된 주상장 WVR 기준과 동일하게 조정했다. WVR 구조가 없는 해외 발행사의 경우에도 기준 B에 따른 시가총액 요건이 100억 홍콩달러에서 60억 홍콩달러로 낮아졌다.

이는 신뢰할 만한 해외 발행사가 홍콩을 추가 상장 시장으로 선택하는 데 규제 기준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현실적인 경쟁력 문제에 대응한 것이다.

HKEX는 미국 일반회계원칙(US GAAP)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확대하고,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이후 홍콩재무보고기준(HKFRS) 또는 국제재무보고기준(FRS)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건을 폐지했다.

이러한 변화는 홍콩 상장을 검토하는 미국 상장 중국 및 아시아 기업에 특히 중요하다. HKEX는 회계기준 전환 비용과 컴플라이언스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과거 기업들이 홍콩 상장이나 이중 주상장, 귀환상장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요소를 제거했다.

HKEX는 2차 상장에서 이중 주상장 또는 주상장으로 전환하는 데 관한 지침도 간소화했다. 실질적인 요건 자체는 바뀌지 않았지만, 개정된 지침은 전환 절차를 보다 명확히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발행사들이 후강퉁·선강퉁 등 스톡커넥트편입 자격과 더욱 풍부한 역내 유동성, 탄탄한 홍콩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전환의 중요성도 커질 수 있다.

바이오테크·기술기업 상장에 유연성 확대

HKEX는 전문기업을 위한 상장제도도 보다 유연하게 개편했다. 기존에는 상장규칙 제8.05조의 재무적 적격성 기준 가운데 하나를 충족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이나 전문기술기업의 경우, 사업 특성이 여전히 제18A장 또는 제18C장에 부합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일반 메인보드 절차를 통해 상장해야 했다.

개정된 제도는 이러한 경직성을 해소했다. 상업화에 성공한 바이오테크 기업과 전문기술기업은 일반 상장 경로의 재무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해당 전문기업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HKEX는 제3자 투자 관련 요건이나 경고문구 요건 등 매출 발생 전 또는 초기 단계 기업을 전제로 마련된 일부 요건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했다.

이는 실무적으로도 합리적인 변화다. 기업이 매출이나 현금흐름 또는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바이오테크 기업이나 전문기술기업이라는 성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혁으로 발행사는 자사의 사업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상장 경로를 선택하고, 해당되는 경우 기술기업 전용 상장 채널을 계속 이용할 수 있으며, 성공적인 상업화로 인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상황도 피할 수 있게 됐다.

HKEX 개혁, 신중하게 시장 진입 기회 확대

2026년 7월 개혁은 HKEX의 규제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HKEX는 글로벌 상장 유치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그 해법으로 규제 완화를 택하지는 않았다. 대신 비공개 상장신청 확대, WVR 및 2차 상장 기준 완화,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한 명확한 인정, 전문기업의 상장 경로 선택권 확대, 해외 발행사를 위한 실무 지침 개선등 세밀하게 조정된 제도 개편을 통해 홍콩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개혁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홍콩을 선택하는 발행사의 질과 다양성을 통해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HKEX는 홍콩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는 투자자 보호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상장제도를 현대화하고 절차상 부담을 줄이며 글로벌 상장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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